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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우리 노후 정말 보장해줄까?

국민연금의 모든 것

 

* Tip

> 보험료율   = 내는 금액

> 소득대체율 = 받는 연금액

 

지난 17일 국민연금 자문위원회가 기금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한 자문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추진할 국민연금 개편 방안 중 가장 큰 이슈가 된 안은 크게 두 가지로,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내년에 당장 11%로 올리는 방안과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떨어뜨리고 2043년까지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67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다.

 

 

자꾸 돈 내라니 뿔나는 인심​ 

하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안 그래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 연금까지 오른다면 그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세금에 대한 국민부담률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해에는 약 27%까지 올랐다.   

 

지난 22일 한국납세자연맹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파악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26.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부담률은 한해 국민이 내는 세금에 국민연금보험료와 각종 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실제로 국민연금 개편방안 발표 직후 국민의 반발은 거셌다. 재정이 악화되어 연금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제시된 두 방안 모두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현재보다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니 그럴만도 하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국민연금과 관련된 글만 7000여 건을 훌쩍 넘었고 급기야 국민연금을 폐지하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각종 루머가 떠도는 상황에서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국민연금, 우리의 노후를 보장해줄까?​ 

 

 

국민연금, 2057년 고갈되면 내 돈은? 


 

* 국민연금 개편안 2안: 현행 기준 보험료 4.5% 상승 시 소득대체율 유지

 

이번 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가 변화 없이 유지될 경우 2042년엔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엔 적립기금이 고갈된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되고 경제성장률이 점점 둔화되면서 2042년부터 연금급여로 나가는 돈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의 합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2057년 기금이 소진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2~30대들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은 불신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목표’를 설정했다. 향후 70년간 기금 적립배율을 1배로 유지하겠다는 것. 이는 보험료를 한 푼도 거두지 않더라도 1년 간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해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위원회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두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자.

 

(가)안 보험료율 9%→11%

 

위원회가 제시한 첫 번째 방안은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당장 내년에 11%로 올리는 것이다. 이후 이를 유지하다가 적립배율 1배가 흔들리는 2034년에 보험료율을 12.3%로 인상한다. 그 뒤 5년마다 재정계산을 통해 향후 30년간 적립배율 1배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험료율을 계속 조정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월소득 300만원의 회사원 A씨는 당장 내년부터 13만5천원인 보험료를 3만원이 오른 16만5천원을 부담하게 된다. 

 

(나)안 의무가입연령 60→65로

 

두번째 안은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포인트씩 낮춰서 2028년 40%로 떨어뜨리도록 한 현행 국민연금법 규정을 계속 유지하되, 내년부터 10년간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3.5%까지 올리는 방안이다. 이후에는 보험료율은 유지하고 지출을 조정해 재정안정을 도모한다. 2033년 65세인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2043년까지 67세로 상향 조정하고, 소득대체율에 '기대여명계수'를 적용해 연령이 많으면 연금급여액을 깎는다. 월소득 300만원의 회사원 A씨에게 (나)안을 적용하면 10년간 매년 6750원씩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한다. 

 

 

안내고 안 받는 게 더 이득일까?

 

* 1인 최고 수령액 200만원, 전국 9명 (2018년 1월 기준) 

 

보험료율의 상승이 불가피하자 차라리 안 내고 안 받겠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수급연령이 되기 전까지는 중도상환이 불가능한 것이 불편하고, 민간연금상품을 드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는 이야기도 퍼져 나왔다. 실제로 그럴까? 

 

국민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평생 지급하고 있다. 물론 처음 국민연금을 시작했던 1988년 당시에는 보험료는 3%, 소득대체율은 70%에 달했다. 즉, 내 소득의 3%를 내면 내 평균소득의 70%를 받을 수 있었던 것. 현재는 보험료가 9%에 소득대체율이 40%대까지 떨어져서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긴 하지만 개인연금상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 물가인상분까지 반영되는 상품은 많지 않으니 국민연금이 많은 허점이 있다고 해도 섣불리 안 내고 안 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을까?

 

국민연금급여는 노령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사망일시금 등으로 구성된다. 그중 노령연금을 수령하는 국민은 2018년 5월 기준으로 약 월 39만원을 받는다. 이에 쥐꼬리연금, 용돈연금이라는 말이 붙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평균 보험료율은 약 9만8천원으로 이들이 내는 보험금의 4배를 받는 셈이다. 또 평균 납부 기간은 12.6년인데 반해 60세 한국남성의 기대여명을 22년으로 봤을 때 수령기간은 약 20년으로 약 1.7배다.

 

 

“기금 소진돼도 국가가 지급하겠다”

 

보건복지부 류근현 연금정책국장은 국민연금 고갈이나 운영방식 전환 등 국민들의 각종 우려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금이 없어지면 국민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많은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기금이 거의 없이 연금제도를 운영하지만 국민에게 문제없이 지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국가가 만든 사회보험제도로, 기금이 소진될 경우 제도 운영상의 변화가 발생할 뿐 국가가 반드시 지급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당장 부과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기금을 적립하는 이유는 미래 세대에 과다한 부담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라며 “기금소진 후 바로 부과방식으로 운영하면 후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고 부과방식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취약하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곳은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유리 기자